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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16 호 글로벌 1위의 피지컬: 100, 그 성공에 대해서

  • 작성일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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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246
윤정원

글로벌 1위의 피지컬: 100, 그 성공에 대해서


  최근 SNS 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인 피지컬 100. 가장 완벽한 신체 능력을 갖춘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의 신체 능력을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대한민국의 생존 예능이다. 

  박성제 MBC 사장은 자신의 SNS에 '피지컬: 100'을 소개하며 " 처음 부터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해서 1년 넘게 공을 들였다. 제작비도 웬만한 드라마만큼 투입해 대한민국 리얼리티 콘텐츠 사상 가장 큰 스케일로 만들었다."고 밝힐 만큼 매 경기마다 거대한 규모의 세트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등장인물들의 면면도 화려해 눈길을 끌었다. 이종격투기선수 추성훈, '도마 황제'로 불리는 전 국가대표 체조선수 양학선,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등 유명 운동선수부터 보디빌더, 유튜버, 소방관, 전직 해군특수전전단(UDT) 등이 출연했다.



▲피지컬:100 홍보 포스터 (출처: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097230)



<피지컬: 100>의 독보적 성공요인은?

  거대한 규모의 세트장과 화려한 출연진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넷플릭스의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은 한국 예능 콘텐츠 최초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비영어권 방송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1위의 타이틀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TV 4위에 오른 <솔로지옥1>의 성적을 가뿐히 뛰어넘는 신기록의 역사를 다시 쓴 것이다. 그렇다면 피지컬100의 독보적인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지상파 방송사와 OTT 업체의 협력

  지금까지 한국의 예능 콘텐츠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기가 어려웠다. 한국의 고유한 문화나 특유의 웃음 코드가 해외에서의 문화 장벽을 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방대한 양의 자막은 해외로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작진은 될 수 있는 한 자막을 줄이고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참가자의 표정, 피지컬 등을 극대화해 시청자의 몰입을 높였다. 

 다음으로 지상파 방송이 지상파라는 플랫폼의 벽을 깨고 성공했다는 점이 큰 의미를 지닌다. 심의 규정과 여러 제약이 있는 지상파 방송에서 최소한의 자막과 함께 오로지 영상미로만 승부수를 내던지는 <피지컬: 100>을 제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에 MBC 장호기 PD가 직접 넷플릭스에 기획안을 보내 제안을 했고 넷플릭스는 PD측 제안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수락하여 넷플릭스의 투자와 함께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즉, 글로벌 최대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경쟁상대로만 여기지 않고 이를 활용하여 로컬 방송사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지상파 방송사와 OTT업체의 협력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맨십과 선의의 경쟁

  다음은 프로그램 속의 독특한 승부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경쟁 의식이다. 피지컬:100은 100명의 남녀가 오직 힘만으로 치열한 승부를 벌이는 게임으로, 자칫 싸움이 번질 수도 있는 상황임에도 매경기 스포츠맨십이 등장한다. 피지컬:100에서는 출연자들이 서로 격려하고, 경기 후에는 수고와 감사의 인사말을 남겨주며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는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진심으로 몰입하고 출연자들을 응원하면서 점차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게 되었다. 


독창적 미션과 무대 장치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출처: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78751.html)


  다음 성공요인으로는 프로그램만의 기발한 퀘스트 속을 들여다보면 찾을 수 있다. 제작진은 최고의 피지컬을 찾기 위해 근력, 유연성, 순발력, 밸런스,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미션을 설계했다. 진행된 미션은 오래 매달리기, 공 뺏기 일대일 승부, 흔들다리 건너 모래 채우기, 1.5톤 배 끌기 등과 더불어 최후 5인을 가리기 위한 신화에 등장하는 형벌을 모티브로 삼은 ‘고대 그리스 신화 형벌’이 있다. 

이러한 미션 하나하나에서 제작진의 심혈을 기울인 노력과 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졌으며 무대 장치 또한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높은 퀄리티의 디테일이 주목을 받았다.


뛰어난 피지컬의 출연진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100출연자들 (출처: 유튜브 넷플릭스 코리아 채널 출연자를 공개합니다 영상)


  마지막으로 출연진들의 뛰어난 피지컬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보는 맛에 자극을 더하였다. 다양한 분야의 전현직 운동선수(격투기, 레슬링, 태권도, 크로스핏, 루지, 스켈레톤, 유도, 보디빌더 등), 군인 및 특수부대 출신, 산악구조대 등이 모두 모여 원초적 대결을 선보였다. 시각적으로 영향을 주는 탄탄한 근육의 육체미가 영상미에 가담하여 영상의 몰입도를 월등히 높여줌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끝까지 정주행하도록 했다.  
 

 이렇듯 <피지컬: 100>은 한국 예능의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나 그의 한계점을 뛰어넘고 예능 콘텐츠 최초의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며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도약을 하여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K-장르로 새로이 거듭나게 되었다.


공중파 참여 프로그램의 진화, 앞으로 기대

  과거 공중파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재미가 없다, 기획력이 떨어진다 등 혹평을 받은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의 성공이 공중파 프로그램 이미지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 방송사들이 TV 채널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닌 유튜브 채널이나 자사 스튜디오를 통한 TV 편성 이외의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하지만 아직 한계 역시 명확하다. OTT 서비스에 비해 TV는 대중을 대상으로 하므로 폭력성, 선정성 등에서 수위 조절을 해야 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이제는 TV 광고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채널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며 "소속 PD들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 하는데,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모두 TV에 편성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OTT 서비스와의 협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OTT 입장에서는 방송사의 오랜 제작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방송사에서는 새로운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으니 상부상조의 관계인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한계를 넘어선 공중파 제작 프로그램들의 다양한 행보를 기대한다.
                                                                                                                                         


                                                                                                                                                                                                    곽민진,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