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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2020호외-3 호 살아 숨 쉬는 전통 목공예 작품, 그 목소리를 들어 볼까?

  • 작성일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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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7736
윤소영

 우리 대학 서울캠퍼스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과 상명대학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6월 8일부터 11월 30일까지 목공예특별전을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고 (사)한국대학박물관협회에서 주관, 상명대학교박물관이 운영하는 이번 특별전은 전 국민이 참여 가능한 만큼 목공예의 특성을 살린 ‘안식과 휴식’을 테마로 하여 조선시대 안채와 사랑채 속 목공예 작품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목공예 특별전 개최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각종 건물과 그 안에 비치하는 기물을 나무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우리의 가구는 아담하고 따사로운 주거의 분위기에 맞도록 단순화시키면서 허식을 피하고 절제된 소박한 느낌을 준다. 목공예는 살아 숨 쉬는 나무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예술작품으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모양을 잡아 틈을 맞추어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완성된 목공예 작품 또한 나무처럼 공간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목공예는 현대까지도 그 우수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꾸준하게 작품 활동이 이어져 오고 있으나, 막상 그 우수성과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공예의 기반이 되는 나무와 조선시대 목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이번 ‘목공예특별전’의 의의가 크다.


  

따뜻하고 평안한 안식의 공간,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는 목공예의 매력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은 B1층 서점의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은 매주 화요일~금요일 10:00 ~ 17:00에 관람이 가능하며 점심시간은 12:00~13:00다. 휴관일인 월요일, 주말, 공휴일에는 전시를 운영하지 않으며, 곧 다가올 하계 방학 동안에는 관람시간을 단축하여 10:00~15:00 동안 전시를 운영하니 주의하기 바란다.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의 모습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에서는 따뜻하고 평안한 안식의 공간인 안채의 목공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마와 노리개, 좌경이나 다식판 등 조선시대 양반 여성들이 사용했던 목공예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전시회 도입에서는 향나무, 회화나무, 음나무, 참죽나무, 배나무, 소나무, 먹감나무, 물푸레나무, 느티나무, 오동나무 총 10개의 나무의 쓰임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실제 재단된 나무 자재를 함께 배치하여 관람객이 직접 나무의 특성을 촉감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다.


나무의 쓰임새


  눈에 띄는 작품은 사진 속 9번의 ‘목안’이다. 목안은 전통혼례에서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처음 행하는 의례인 전안례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나무로 만든 기러기이다. 기러기의 머리는 몸과 같이 만들기도 하지만 따로 만들어 몸통에 구멍을 파 끼워 완성하기도 한다. 혼례 때 기러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기러기의 금슬이 좋기 때문이다. 기러기는 제 짝이 죽으면 다른 상대를 찾지 않고 따라 죽거나 평생을 혼자 사는 새로, 부부의 연을 맺는 혼례에서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이 기러기는 평소에는 사진 속 모습처럼 나란히 앞을 보고 있는데, 만약 기러기를 서로 마주보게 둔다면 그 날 밤을 함께 보내고 싶다는 의미를 은밀히 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안채의 모습


  뒤주 또한 인상적이다.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에는 먹감나무로 만든 뒤주가 전시되어 있다. 이는 20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뒤주는 곡식을 보관하는 용도로 찬방이나 대청에 두고 사용하였다. 그중에서도 먹감나무 뒤주는 하단에 찬장을 두어 반찬과 그릇을 보관하는 기능을 겸했다. 이 뒤주는 바로 영조의 아들이자 정조의 아버지였던 사도세자가 갇혀 죽음을 맞이한 곳으로 성인 여성도 들어가기 힘든 크기의 뒤주에서 사도세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을지 그 비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소통과 휴식의 공간, 상명대학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느끼는 목공예의 숨소리

  상명대학교박물관은 평창동에 위치한 스뮤 기숙사와 시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자가 문진표를 작성한 뒤 3층의 행정실에 제출하면, 1층의 기획전시설에서 ‘목공예특별전’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 기획전시실은 미래백년관과 달리 월요일~금요일 10:00~17:00에 관람이 가능하다. 하계방학에는 마찬가지로 15:00로 관람시간을 단축하여 운영하며 휴관일은 주말과 공휴일이다.  


  상명대학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소통과 휴식의 공간인 사랑채의 목공예 가구와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조선시대 양반 남성들이 사용했던 붓과 벼루, 독서대 등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전시회 도입에서는 느티나무, 먹감나무 등 미래백년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10개의 나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나무의 쓰임새


  박물관 전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사진 속 7번 작품인 경상이다. 경상은 본래 사찰에서 불경을 얹어 놓고 읽는 데 쓰였던 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조선시대에는 일반적인 서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상판의 양쪽은 두루마리처럼 말아 올려 있어 경상 위 물건들이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생김새가 소반과 비슷하나, 그 용도가 다르다는 차이가 있다.

 사랑채의 모습


 거문고 또한 눈에 띈다. 이번 목공예특별전에는 19세기의 거문고가 전시되어 있다. 이 거문고는 이웃나라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한국 고유 현악기이다. 142cm에 달하는 거문고의 위용을 전시에서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거문고의 모습


알아두면 좋은 사소한 관람 포인트!
- 첫째, 향긋한 솔방울과 나무조각
  양 전시관 곳곳에는 솔방울과 나무 조각들이 들어있는 바구니가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나무 조각의 정체는 바로 편백나무로,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는 내내 나무의 향을 맡으며 목공예 작품을 생생하게 느끼고, 또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것으로 박물관의 사소하지만 재치 있는 배려와 센스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편안한 나무 냄새를 느낄 수 있으니 바구니가 전시장 어디에 놓여 있는지 찾아보며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재미를 배가시키는 방법이 될 것 같다.

편백나무와 솔방울


 - 둘째, 셀프체험 ‘내 ID 木 나무호패’
  양 전시관에는 셀프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체험의 이름은 ‘내 ID 木 나무호패’로, 조선시대에 신분증 역할을 하던 호패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호패란 조선시대 16세 이상 남성들이 차고 다닌 신분증이다. 나라에서 인구수를 파악하고 신분을 증명하기 위함으로, 사람의 신분과 시대에 따라 기재 내용이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은 물론이고 만 18세 이상의 모든 성인에게 발급하는 오늘 날의 신분증, 주민등록증과는 조금 다르다. 이번 체험에서는 두 신분증을 비교하고 직접 호패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 대학 학생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이 참여 가능하며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체험이다. 체험의 내용은 간단하다. 먼저 마음에 드는 문양을 골라 호패에 그림을 그리고 원하는 대로 채색한다. 자신의 인적사항을 적고 마지막으로 매듭을 지으면 자신만의 호패를 완성할 수 있다. 사용한 도구는 제자리에 두고 쓰레기는 직접 쓰레기통에 버리는 매너는 체험 후 필수적인 매너다.

호패 만들기 체험


 - 셋째, 안채와 사랑채
  양 전시관은 모두 목공예를 전시하고 있지만 미래백년관은 안채를, 박물관에서는 사랑채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간의 주인이 다르기 때문에, 전시물들의 성격도 상반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안채와 사랑채가 무엇인지 알고 전시를 본다면, 이번 전시의 의도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넷째, 전시해설을 듣고 싶다면?
  이번 ‘목공예특별전에는 전시해설이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전시해설은 단체 대상이며, 반드시 일주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들을 수 있다. 해설 없이도 전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해설과 함께 풍부한 전시를 감상하고 싶다면 코로나 예방 수칙을 준수하여 단체 해설 예약을 진행하자.



전시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연계 프로그램
  이번 ‘목공예특별전’은 전시 이외에도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전시를 더욱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다. 먼저 ‘나무木가구의 조형성‘ 강연이다. 강연은 총 두 번으로, 10월 5일 18;30~20;00에 진행되는 1차 강연의 주제는 ’한옥과 전통가구‘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학과의 최공호 교수가 강연을 맡는다. 그 다음 날인 10월 6일 18:30~20;00에 진행되는 2차 강연의 주제는 ’목공예의 어제와 오늘‘이며 우리대학 미술학부 생활예술전공의 곽철안 교수가 강연을 맡는다. 1차와 2차 강연 모두 우리대학 밀레니엄관에서 90분 간 진행되며 무료로 강연을 들을 수 있다.


  둘째로 체험이 마련되어 있다. 상시로 참여할 수 있는 셀프 체험 이외에도 ‘뚝딱뚝딱! 나무木공작소’를 주제로 한 체험이 6월 8일~11월 30일에 예정되어 있다. 상명대학교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는 체험에는 초등학교부터 성인까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게 되면 무료로 편백나무 연필꽂이 만들기를 할 수 있을 뿐더러 목공예 관련 강의까지 들을 수 있다. 단, 반드시 예약이 필요하며 예약은 단체만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목공예 답사에 함께 할 수 있다. ‘도심 속 나무木향기’를 주제로 떠나는 답사는 우리대학 미래백년관 기획전시실에서 출발하여 북촌전통공예체험관과 북촌한옥마을, 한국가구박물관을 둘러보고 다시 우리대학으로 돌아오는 순서로 진행된다. 체험과 마찬가지로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두루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 1만원을 내고 7~8시간의 답사를 경험할 수 있다. 단, 답사 또한 단체만 예약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신청기간은 마감 종료 시 까지이므로 프로그램을 예약하고 싶거나 문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상명대학교박물관 측으로 연락하면 된다. 체험 및 답사 참가 일시는 조율 가능하며 프로그램 내용은 박물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이번 목공예특별전의 담당자는 “전시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독려했다. 코로나로 몸도 마음도 지친 이때 살아 숨 쉬는 나무를 느끼며 휴식을 취해보는 것을 어떨까.


윤소영 기자·지수아 수습기자